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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선천성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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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환우회사무국 작성일16-04-14 20:15 조회3,2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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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선천성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장

 

응급실, 산부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에 이어 의료계의 보병이라 부르는 내과까지 어려움을 토로하는 가운데 제대로 관심도 받지 못하고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선천성심장병 분야는 다른 어느 과보다도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소아흉부외과에 이어 선천성심장병 분야의 내과라 할 수 있는 소아청소년 소아심장과 마저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소아심장과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첫 번째, 선천성심장병 환아 수의 감소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각광받던 산전 초음파검사가 불법 낙태로 이어지며 환아 수 자체를 감소시키고 있는데 이는 두려움에 빠진 부모와 쉬운 돈벌이를 원하는 비양심적인 의사가 만든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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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돈을 벌어주지 못하는 과에 대한 병원의 투자 기피다. 대형병원에서조차 경제논리에 밀려 소아심장과가 설 곳이 없어졌다. 지방의 소아심장과 중에는 초음파 기계가 없어 타 과의 초음파 기계를 빌려 사용하고 있는 곳이 수두룩하다.

 

세 번째, 어렵고 힘든 분야에 대한 의사들의 기피 현상이다. 현재 소아심장 전문의는 단 100여 명뿐이며, 1년에 고작 1~2명의 전문의만이 배출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선천성심장병을 정확히 진단해 낼 수 있는 의사를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소수 대형병원에서나마 소아심장과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비급여 항목인 심장초음파였다. 환자에게는 큰 부담을 안겨 주던 심장초음파가 병원에는 그나마 수입을 올려 주었기 때문인데 정부의 초음파 전면 급여화 방침으로 환자의 부담은 크게 줄게 된 반면 소아심장과는 큰 위기를 맞은 것이다.

 

오랫동안 바라왔던 심장초음파 급여. 평생 심장병을 안고가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국가가 책임져줘야 한다고 믿어 왔고 이제 그 바람이 이뤄지는 것인데 마냥 좋아만 하기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심장초음파가 급여가 되면서 현재의 관행가보다도 낮아진다면 지금도 설 곳이 적었던 소아심장과가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선천성심장병에서의 심장초음파는 다른 초음파검사와는 큰 차이가 있다. 소아의 경우 검사 전 진정제로 재워야 하기 때문에 위험도도 상대적으로 높고 심장의 크기도 작고 기형 또한 매우 복잡하여 검사시간 역시 성인이나 정상 구조의 심장검사에 비해 3~4배 이상으로 매우 길다.

 

병원 입장에서는 고가의 장비에 시간도 많이 걸리면서도 돈은 되지 않는 소아심장과의 심장초음파를 반길 이유가 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일반 외래 진료를 많이 보게 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기 때문이다.

결국 환자가 많지 않은 지방의 대학병원부터 소아심장과가 사라질 것이고 이는 곧 환아 부모에게 절망과 불안으로 다가 올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방 거주 부모들은 심장수술을 받고 누워있는 아이를 보기 위해 왕복 8시간, 10시간을 허비하며 수도권의 대형병원 중환자실을 오가고 있다. 지방의 소아흉부외과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미 오래 전 무너졌기 때문인데 소아심장과 마저 사라진다면 앞으로 지방에선 진단조차 어렵게 될 것이다.

 

필자가 환아 부모들과 동고동락한 지 14년째이다. 선천성심장병이라는 무시무시한 진단을 받고 두려움에 눈물 흘리는 산모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 역시 우리 환우회의 중요한 역할이었다.

 

라이언 형제의 어머니에게 4명의 자식이 모두 전사했다는 소식을 전하지 않기 위해 라이언 일병만은 반드시 생존시켜 어머니의 품으로 돌려보내려는 전쟁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스쳐 지나간다.

 

절박한 마음으로 상담을 원하는 산모에게 ‘형 라이언’ 소아흉부외과에 이어 ‘동생 라이언’ 소아심장과 마저 전사했다는 소식은 전하고 싶지 않다.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조차 몇 곳 없는 중증질환인 선천성심장병을 갖고 태어 난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검사라면 관행수가에서 일률적으로 깎아 현재도 열악한 소아심장과를 더 사지로 몰지 말고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안정적인 진료환경 속에서 잘 치료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서 지원해주길 바란다.

 

다시 한번 선천성심장질환 분야의 ‘라이언 일병’인 소아심장과를 반드시 살려서 선천성심장병 어린이들의 품으로 안전하게 보내주길 정부 관계자분들께 간절히 부탁드린다.

 

출처 :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60408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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