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권 배려 vs 안락사 조장… 다시 불붙은 존엄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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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환우회사무국 작성일15-07-02 17:45 조회4,337회 댓글0건본문
생명윤리심의위 입법화 권고 의미·파장
정부가 ‘연명치료 중단’을 법제화하기로 하면서 존엄사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또다시 가열되고 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고통을 주지 말고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안락사를 조장하고 환자의 생명권을 포기하는 생명경시라는 반대 의견이 맞서고 있다. 치료비 부담이나 유산상속 문제 등으로 존엄사법이 악용될 소지도 있는 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은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그동안 법원 판례에 의존했다. 1997년 서울 보라매병원 사건과 2008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김 할머니 사건에 대해 엇갈린 판례가 나오면서 존엄사 찬반논쟁은 더 뜨거워졌다.
서울 보라매병원 사건은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연장한 환자가 부인의 요구로 퇴원한 뒤 사망한 사건이다. 그러자 환자의 동생이 부인과 의료진을 살인죄로 고발했고 대법원은 환자 부인에게 살인죄를, 의사에게는 살인방조죄를 각각 선고했다.
반면 2008년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폐 조직검사를 받던 김 할머니가 출혈에 의한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고 3개월 후 자식들이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대법원은 2009년 5월 국내 최초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판결을 내렸고, 1개월 뒤 병원은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뗐다. 김 할머니는 201일 후 사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를 논의하기 위해 2012년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생명위는 31일 2013년도 1차 회의를 열고 환자와 가족, 의사, 병원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권고했고, 정부는 이를 수용해 입법 절차를 밟기로 했다.
환자 본인이 생전에 유서나 연명의료계획서, 사전의료의향서 등을 통해 연명치료를 중단해달라는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한 때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자가 의사표시를 제대로 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추정해야 하거나, 대리인이 연명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때는 논란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환자가 평소 소신이나 행동, 말로라도 연명 의료 중단에 대한 의사를 가족들에게 전달하거나 환자가 의식불명인 상태에서 2명 이상의 가족이 이 사실을 진술하고 2명 이상의 의사가 이를 확인하면 ‘환자의 의사’로 간주하는 방식을 권했다.
환자가 평소에 연명 의료 관련 입장을 전혀 밝힌 적이 없다면 더욱 복잡해진다. 위원회는 이런 상황을 상정해 ▲가족 전원의 합의와 의사 2인의 확인 ▲적법한 대리인의 결정과 의사 2인의 확인 ▲대리인이 없으면 병원윤리위원회 결정 3가지를 제시했다. 세 번째는 가족이나 친지가 나타나지 않는 무연고자에 대해서는 병원윤리위원회의 결정만으로 연명치료가 종료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안상호 대표는 “가족 전원이나, 가족 2인과 의사가 내린 결정은 ‘추정’이 아니라 ‘대리결정’”이라고 지적하고 “대리결정은 치료비나 유산분쟁 등의 문제로 남용될 소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제3의 기관에서 한 번 더 환자의 의사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는 그러나 제3의 단체로 병원윤리위원회에 역할을 맡기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병원윤리위가 아예 없는 병원도 있고, 있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김성덕 생명위 위원장은 “가족 모두가 합의해도 이를 환자 의사로 추정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는 만큼,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법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미 기자leolo@segye.com
출처 세계일보 13.07.3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2&aid=0002559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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